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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스토리

MBTI 시대를 향해 돌을 던지고싶다

by 한-스토리 2023. 10. 20.

안녕하세요.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한스토리 입니다.

이번에 들고 온 주제는 MBTI 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주변에서 MBTI 이야기가 들리더니 점점 더 열광하게 되고,

이제는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MBTI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그게 뭔데 하고 호기심을 보이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검사지로 나름 검사도 해보고 했지만, 언제부터인가 반감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반감을 넘어 혐오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MBTI를 싫어하게 된 이유와 제가 생각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개인적인 생각들과 과학적인 이유들을 조합해서 이야기를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MBTI 검사란?

 

 

MBTI란, Myers-Briggs Type Indicator 의 약자로, 개인의 성격 유형을 분류하기 위한 심리 검사중 하나입니다.

선호하는 세계, 인식 형태, 판단 기준, 생활 양식 등  4가지의 지표를 통해 16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방식이며, 수십개의 문항에 본인이 직접 체크를 해나가는 방식으로 검사가 진행됩니다.

 

 

잠깐!

하지만 사람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진행한 MBTI 검사는 대부분 진짜 MBTI 검사가 아닙니다

오리지널 MBTI는 문항 수도 100개 이상으로 훨씬 많기도 하지만 질문 자체가 매우 다릅니다.

답변에 체크하는 양식 자체도 다르구요.

 

MBTI 검사 문항 자체에 저작권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무료로 배포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무료로 진행한 검사는 사실 가짜 문항에 가까운 것이죠.

뭐 그렇다고 또 검사 자체가 가짜라고 하기도 그렇고..  뭐 어쨌거나  제대로 된 검사를 받아보고 싶다면 돈을 내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을 것 같기는 합니다.

 

 

한국에서 유독 MBTI를 신봉하는 이유  

 

출처 : Google Trend

구글 트렌드에서 국가별로 MBTI를 검색량을 보면, 대한민국이 전세계 1위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100으로 보면 미국은 6으로 나타납니다. 

2018년 자료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으로 대한민국이 1위였다가, 2023년 현재는 일본과 홍콩이 많이 따라왔습니다만 여전히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네요.

 

왜이렇게 유독 한국에서 MBTI가 유행을 하는걸까요?

 

세계 역사에 모든 인류는 서로를 구분짓고 우열을 가리고 내가 맞고 너가 틀렸다라는 식의 흑백논리가 늘 있어왔지만,

우리 역사에서 특히 조선 역사의 붕당정치를 보면 이분법적인 편가르기가 매우 심하게 있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MBTI 시대 이전에도 유독 혈액형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온갖 신문에는 별자리와 출생년도별 운세가 유행을 했었죠.

 

출생년도와 별자리를 통해 운세를 보는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운세를 알기 위해 타로카드를 보기도 하고 점을보러 가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사주를 보러 가기도 하죠. 

이상할정도로 나는 이런 사람. 너는 이런 사람. 이렇게 딱 구분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러면서도 또 정의내리지 못하는 그런 괴리감 속에 우리는 살고있습니다.

 

아마 오래전부터 알게모르게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무언가를 유형화 하고, 특정짓고, 이분법화 해서 딱 규정하는 것을 좋아했었는지도 모릅니다.

 

먼 과거에서부터 집단 행동을 좋아했던 우리는, 어딘가에 속하지 않으면 불안하기 때문에 자신을 규정짓고 나와 같은 부류료 규정된 무리들과 이야기를 하며 안정감과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지도 모르죠.

 

 

 

MBTI를 혐오하는 이유 

(1) 개인적인 이유

MBTI의 가장 첫번째는 내향형인지 외향형인지를 따집니다.

 

여기서부터 저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내향적인게 뭐고 외향적인게 뭐죠?

사람들 만나서 잘 떠들면 외향적이고 말없으면 내향적인가요?

가끔 보면 사람들과 같이있는걸 참 좋아하는데 말수는 적어서 조용히 있는 사람도 있고

어떨 때는 참 잘떠들지만 대체로 집에서 혼자있는 시간을 훨씬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외향적인가요 내향적인가요

 

그 구별짓는 방식부터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조용하긴 하지만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 사람이 외향적이고,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 사람이 내향적이다  라는 말이 그나마 맞는 것 같기도 하구요..

 

여행을 갈 때 국내여행은 아무 계획없이 떠나고 해외여행갈때는 시간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일할때는 또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계획적인건가요 즉흥적인건가요.

 

감성과 이성은 또 무엇을 기준으로 나눠지나요.

모든 사람은 상황에 따라 행동하는게 다른데

 

명확하게 나누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아이러니 하게도, 

그 기준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습니다.

 

 

또한가지, MBTI는 심각할 정도로 이분법적입니다.

너는 0이야 0이야?  라고 물어보지,  너는 0가 몇프로야 라고 물어보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고통받는 이유중에 정말 큰 이유가, 세대간 갈등, 성별 갈등, 계층간 갈등  등등 서로 다른 집단끼리의 갈등이라고 생각해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갈등. 이러한 갈등은 어떤 역사에도 있었고 세계 어느 곳에나 당연히 존재하지만 우리가 유독 심한 것은, 내가 속한 집단을 그룹화시키고 내가 싫어하는 집단은 그룹화 시켜서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행위 입니다.

 

MBTI가 이런 편가르기를 하자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점점 MBTI는 선을 긋고 너와 나는 이게 같고 이게 다르다 라는 구분을 짓는 형태가 되었고  심지어 서로 궁합을 맞추며  면접에서 지원자의 성향을 딱 MBTI로 판단하는 극단적인 사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조차 우리는 이분법이 일상화되었고   이러한 것들이 쌓여서 집단간의 갈등이 더 심화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장 중요한 것은 MBTI를 말하는 사람들의 태도.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시겠지만,,  우리는 MBTI에 너무 극단적으로 열광합니다.

너는 E구나?  아 너는 ~~여서 그래.   그래 나 ~!야..  

 

이런말 들을때마다 미쳐버릴 것 같아요

 

그래, 평생 거기에 갇혀서 그렇게만 말하면서 사세요...

 

 

 

(2) 과학적인 이유  

 

우리는 보통 '나' 혹은 '타인'을 향해,  '감성적인 사람' , '이성적인 사람'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성적인 사람과 감성적인 사람에 대해서 그 뉘앙스는 알겠지만 과학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사실 이성과 감성은 명확히 구분되는 개념조차 아닙니다.

 

단 하나의 사례만 들어도 알 수 있는데,
바로 물건을 구입할 때를 보면 알 수 있죠.
내가 물건을 막 가격도 비교하고 스펙도 비교하고 엄청 오래 고민을 해서 하나의 물건을 사고  아 정말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소비를 했다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뇌과학 적으로 대부분의 구매는 이미 순간적으로 결정이 나있다고 하죠.
사실 감성의 영역에서 시작된 구매가,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성적인 사고를 했다고 속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해봤자, 뭔소리야 나는 정말 깊이 생각하고 이성적으로 구매했어 라고 말하겠죠!

 

 

우리가 무언가 고민할 때에도 뇌에서는 신중한 판단을 하는 부위와 감정적 판단을 하는 뇌 부위가 동시에 작동한다고 합니다.

이성적인 선택이 필요한 순간 뇌는 무의식적으로 어떤 행동과 연관된 정서를 개입시켜 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 현재까지 밝혀진 뇌과학 연구이구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가장 감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기도 하며.. 

결국 이성과 감성은 서로 반대되는 단어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른 항목들도 마찬가지에요.

서로 상반되는 개념으로 나뉘지만 사실 나뉠 수 있는지조차도 잘 모르겠는게 MBTI입니다.  

 

 

또한가지만 더 말하자면, MBTI는 본인이 문제에 스스로 답하는 형태입니다.

본인이 본인을 얼마나 잘 아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죠.

 

실제로 MBTI 검사에 답하는 사람은 실제 본인이 하는 행동이라기 보다는 본인이 되고싶은 형태의 답을 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구요. 

이전에는 저랬는데 이번에는 이랬다. 즉,  최근 2~3개월 사이에서 내가 한 행동과 생각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것이죠.

 

이전에 한 결과와 이번에 한 결과. 그리고 앞으로 할 결과에 계속 변동이 생긴다는 것은

애초에 높은 신뢰성을 얻기는 어렵다는 것을 뜻합니다.

 

 

 

MBTI의 대안

 

MBTI보다 훨씬 좋은 평가를 받는 심리 평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Big5 라는 검사가 있는데요,

Big5는 외향성, 개방성, 우호셩, 성실성, 신경성 5개의 요인을 토대로 성격을 분석하는데 

MBTI와 차이점은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 수치별로 개별 값을 부여하여 객관성을 보다 높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wikipedia

 

 

그런데 또 재미있는 실험결과가 있어요.

 

미국에서 가장 객관적이라고 평가받는 Big5모델의 성격 검사를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해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즉, Big5모델 자체가 어떻게 보면 서구사회의, 문명의 혜택을 받은,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을 받은 조금 특별한 사람들에 한해서만 실험군이 형성되었던 것이고 그 특정 집단의 결과에서 객관성을 확보했었다는 것을 비판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죠.

 

 

이 밖에  DISC Pesonailty 테스트, Enneagram, TCI 검사 등 다른 검사들도 존재합니다.

 

모든 검사들은 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고 한계점이 있어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성격을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는 검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리고 목적에 따라 조금 더 적합한 시험검사는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이 목적인지를 파악하고 그 목적에 맞는 시험검사를 하되, 그 검사결과를 너무 맹신하면 안된다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에 대해서

 

MBTI에서 본인이 굉장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고 나온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근데 그렇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 MBTI를 그렇게 말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불만입니다.

 

차라리 내가 이런이런 성향이 조금 있는 것 같아 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편이 저는 더 좋아보이네요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많은 검사결과들과 과학적인 근거들이 말해주듯,

완벽한 검사방법은 없으며 맹신할 수 있는 검사방법도 없습니다.

 

앞서 말한것 처럼 목적에 맞는 검사방법을 택하는 것이 낫죠.

 

차라리 저는 '강점혁명' 이라는 테스트를 해서 내가 업무를 함에 있어,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체크해보고 그것을 기반으로 직업을 선택한다거나, 조직도에서 팀 구성을 해본다거나 그런게 유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우리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하고 싶고 정의내리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 욕구가 제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MBTI이구요.

하지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검사지로 장난처럼 테스트해봤다면 딱 거기까지.

뭐든 과하지 않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